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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커피 수집을 향한 여정: 커피 향과 그 이야기

by uno-story 202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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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이 주는 위로와 행복은 저에게 삶의 활력소이자 즐거운 취미 활동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저는 각 나라의 특별한 커피를 수집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탐구하는 것을 즐깁니다. 오늘은 저의 작은 커피 박물관에 소장된 각국의 대표적인 커피들과 그들을 만나게 된 특별한 경험들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제가 얼마나 이 커피들을 아끼는지, 그리고 그들이 제 삶에 어떤 향기를 더해주는지 함께 애기해 보고 싶습니다.

햇살이 스미는 카페의 오후, 군데군데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고 테이블 위에는 아이스 라떼 한 잔과 헤드셋이 놓여 있습니다.
카페의 오후

1. 에티오피아 커피: 예가체프의 꽃향기에 반하다

커피의 발상지이자 고향인 에티오피아는 저에게 늘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특히 '예가체프(Yirgacheffe)'는 에티오피아 커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죠. 처음 예가체프를 맛보았을 때, 저는 그 향긋한 꽃향기와 감귤류의 산미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마치 봄날 의 꽃밭을 상상케 해주는 기분이랄까요? 제 인생 첫 스페셜티 커피 경험은 만델링이었지만 예가체프 역시 잊지 못할 커피입니다. 당시 집 근처에 생긴 작은 로스터리 카페에서 사장님의 추천으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핸드드립으로 마셨는데, 그 깔끔하면서도 다채로운 향미에 커피는 단순히 쓴맛 이외에 새로운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예가체프 중에서도 특히 코체레(Kochere) 지역의 내추럴 가공 방식 원두를 선호합니다. 이 원두는 마치 열대과일과 꽃향기가 뒤섞인 듯한 복합적이면서도 우아한 향미를 자랑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해서 이것저것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는 주로 국내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에서 소량으로 로스팅된 원두를 구매하거나, 커피 페어에 가서 에티오피아 부스를 찾아다니며 특별한 원두들을 공수합니다. 작은 유리병에 담아 놓은 예가체프 원두를 볼 때마다, 커피가 처음 발견했다는 칼디 목동의 이야기와 신비로운 순간이 오버랩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합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제 커피 수집의 시작이자 영원한 안식처 같은 존재입니다.

2. 콜롬비아: 안데스의 축복, 후일라의 균형 잡힌 맛

"커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콜롬비아일 것입니다. 콜롬비아 커피는 밸런스 좋은 맛으로 유명하죠. 저는 그중에서도 안데스 산맥의 축복을 받은 '후일라(Huila)' 지역의 커피를 특히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바디감과 달콤한 캐러멜 향, 그리고 은은한 산미가 조화를 이루는 맛은 언제 마셔도 질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처음 콜롬비아 커피를 제대로 접한 것은 한국에서 유명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에서였습니다. 그때 바리스타님이 콜롬비아 후일라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이 커피가 어떻게 그렇게 완벽한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 감탄했습니다. 그 이후로 콜롬비아 커피를 자주 마십니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들의 노고와 철학이 담긴 스토리가 있는 원두들을 주로 수집합니다. 특히 게이샤 커피를 콜롬비아 원두로 처음 접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콜롬비아의 한 농장에서 소량 생산된 게이샤 원두는 복숭아와 재스민 향이 어우러져 마치 와인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카는 커피입니다.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한 이 원두는 제 컬렉션에서 가장 아끼는 보물 중 하나입니다. 제가 수집한 후일라 원두 중에는 현지 농장과 직접 컨택하여 공수한 소량의 스페셜티 원두도 있어 더욱 애착이 갑니다. 콜롬비아 커피는 저에게 늘 한결같은 안정감과 함께, 때로는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3. 브라질: 광활한 대지 위, 세라도의 견과류 풍미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제 커피 수집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브라질 커피는 대체로 부드러운 바디감과 견과류, 초콜릿 톤의 풍미를 가지고 있어, 우유와 함께 즐기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저는 특히 광활한 대지 위에서 자란 '세라도(Cerrado)' 지역의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고소하면서도 편안한 맛이 일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브라질 커피를 내려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곤 합니다. 이 편안하고 익숙한 맛은 마치 오랜 친구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브라질 커피는 대중적으로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다양한 로스터리의 원두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내외 여러 로스터리에서 로스팅한 브라질 원두를 비교하며 마셔보는 것을 즐깁니다. 그 과정에서 같은 브라질 세라도 원두라도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얼마나 다른 맛을 내는지 깨닫는 재미가 있습니다. 제 컬렉션에는 친구가 브라질 출장 중에 현지 슈퍼마켓에서 구매하여 선물해 준 이름 모를 브라질 커피 원두가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원두였지만, 활기찬 남미의 시장 분위기와 함께 퍼지던 커피 향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브라질 커피는 저에게 언제나 편안하고 든든한 존재로, 커피의 기본을 지켜주는 묵묵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4. 베트남: 강렬한 개성, 로부스타의 진한 여운

베트남 커피는 특유의 강렬한 로부스타 품종으로 유명합니다. 처음 베트남 커피를 접했을 때 그 진하고 쌉쌀한 맛에 깜짝 놀랐지만, 연유와 함께 즐기는 '카페 쓰어 다(Ca Phe Sua Da)'도 매력있는 커피입니다. 무더운 날씨에 달콤하면서도 진한 커피의 조화는 그 어떤 디저트보다도 강력한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저는 베트남 여행을 할 때면 언제나 현지 로컬 카페에서 이 맛을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수집한 베트남 커피 중에는 현지에서 직접 구매한 '콘삭 커피(다람쥐 커피)'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르왁 커피와 유사한 커피입니다. 그리고 베트남 전통 드리퍼인 '핀(Phin)'으로 커피를 내리는 경험은 저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재미 삼아 여러 가지의 커피 핀도 많이 사모았죠. 금속 재질의 핀을 컵 위에 올리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커피가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은 마치 슬로우 모션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차분하고 느린 열대의 시간에 그 기다림의 미학 속에서 완성되는 진한 커피 한 잔은 베트남 커피만의 특별한 매력을 더욱 부각해 줍니다. 베트남 커피는 제 커피 수집 컬렉션에 강렬하고 독특한 개성을 더해주는,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5. 인도네시아: 신비로운 향미, 만델링의 흙내음

인도네시아는 독특한 향미를 가진 커피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특히 수마트라 섬의 '만델링(Mandheling)'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커피입니다. 아마도 제가 마신 최초의 스페셜티 커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깊고 진한 바디감과 함께 흙내음, 허브 향이 느껴지는 만델링은 다른 커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만델링을 맛보았을 때는 다소 이국적인 향미에 낯설었지만, 마실수록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마치 비 온 뒤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물론 인도네시아에서는 르왁 커피가 더 유명할진 모르겠지만 독특한 '길링 바삭(Giling Basah)'이라는 습식 가공 방식을 통해 생산되는 만델링 커피는 그 과정에서 만델링 특유의 진한 바디감과 낮은 산미, 그리고 이국적인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만델링 커피를 마실 때마다 인도네시아의 울창한 열대림과 활화산의 풍경을 떠올리곤 합니다. 제가 수집한 인도네시아 커피 중에는 현지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만델링 패키지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은 그림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그려진 패키지 디자인을 보며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문화와 자연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만델링은 저에게 커피 한 잔을 통해 떠나는 이국적인 여행을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

6.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의 선물, 피베리 생두의 특별함

아프리카의 보석, 탄자니아는 산기슭에서 재배되는 '킬리만자로(Kilimanjaro)' 커피로 유명합니다. '영국 왕실의 커피' '커피계의 신사' '헤밍웨이가 사랑한 커피' 등 숱한 수식어를 가진 킬리만자로 커피는 둥근 모양의 '피베리(Peaberry)' 생두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베리는 일반적인 커피콩과 달리 한 개의 콩깍지에 한 개의 콩만 들어있어, 영양분을 한 알에 집중시켜 더욱 특별한 맛과 향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피베리를 처음 맛보았을 때, 그 풍부한 향과 산뜻한 산미에 감탄했습니다. 마치 킬리만자로 산의 웅장함과 시원함이 커피 한 잔에 담겨있는 듯한 느낌이었죠. 탄자니아 커피는 감귤류의 산미와 함께 와인 같은 풍미를 가지고 있어, 마실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국내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에서 소량 로스팅한 탄자니아 피베리 원두를 발견하고는 주저 없이 구매했습니다. 작지만 동글동글한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애지중지 아끼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저에게 아프리카 대륙의 강렬한 생명력과 킬리만자로의 신비로움을 선사하는 특별한 커피입니다. 커피 한 잔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 같은 존재이죠.

마무리하며

위에 언급한 커피 외에도 하와이 '코나',코스타리카 '타라주' 커피라든지 과테말라의 '안티구아' 커피,케냐 AA' 등 수없이 많은 매력적인 커피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저는 전 세계 각지의 커피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커피 한 잔에는 단순히 맛을 넘어, 그 나라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오랜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죠. 아직 많은 스페셜티 커피들이 지역 주민들의 수작업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 모든 것을 컵 안에 담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입니다. 앞으로도 저의 커피 수집 여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언젠가 이 작은 컬렉션이 저만의 의미 있는 커피 박물관이 되기를 바라며, 여러분도 컵 속의 커피가 전하는 각국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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