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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명품 커피의 추억 – 그 특별한 만남 - 파나마 게이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 코나 -

by essay7880 2025.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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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de premium coffee setup featuring three types of coffee_ Geisha coffee, Blue Mountain coffee, and Kona coffee. Each coffee is elegantly displayed
세계 3대 명품 커피-게이샤,블루마운틴,코나 커피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들. 파나마 게이샤,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 그리고 하와이 코나. 이 세 가지는 ‘세계 3대 명품 커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예멘 모카 마타리 혹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그들 역시 특별한 커피임은 분명하며, 이 커피들은 단순히 비싸기 때문이 아니라, 독특한 향미와 희소성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시간과 그 커피가 자라는 땅과 농부들의 정성에 관한 이야기까지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이들을 특별한 명품커피라 불리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 파나마 게이샤  커피의 낯선 향기

제가 처음 파나마 게이샤를 접한 것은, 다낭의 한 카페였습니다. 그 날 카페는 마치 갤러리처럼 조용했고, 마치 이벤트처럼 바리스타 친구가 “이건 꼭 마셔봐야 해”라며 조심스럽게 내려준 한 잔. 향부터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재스민 향인듯 때로는 장미 향같은 아로마가 코끝을 간질이는데, 마시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설레었습니다. 첫 모금에서의 느낌은 정말...'우아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평소에 즐기던 남성적인 과테말라 안타구아와는 결이 다른 커피,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섬세하고 복잡한 향미는 입안에서 춤추는 듯 하였습니다. 커피가 이렇게까지 향기롭고 우아할 수 있구나, 게이샤 커피와의 첫 만남이었죠.

파나마 게이샤는 원래 에티오피아가 기원인데, 파나마의 고지대에서 재배된 이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말합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명품 커피로서 그 뛰어난 품질과 희소성으로 매년 커피 경매에서 기록적인 가격을 갱신하며 ‘커피의 샴페인’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작은 농장에서 손으로 일일이 수확하고, 정성껏 건조한 게이샤는 향이 정말 남다릅니다. 제가 마신 그 잔에서는 달콤한 뒷맛에, 말 그대로 재스민이나 복숭아, 때로는 약간의 감귤류 향까지 느껴졌고, 마시자마자 고개를 들고 다시 향을 음미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2.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의 추억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은 제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커피로 그 이름에 익숙해진 것은 꽤 오래 전부터라고 기억됩니다. 그것이 No1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지만요...제가 부모님 댁을 방문하면 아버지는 항상 저를 위해 아끼던 블루 마운틴 커피 봉지를 조심스레 열고, 엄숙한 바리스타처럼 조용하게 정성껏 나무 분쇄기를 돌리셨습니다. 커피 향은 온 가득 집안에 퍼져나가고 그것은 아버지의 자랑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블루마운틴 역시 ‘카리브해의 보물’로서 세계의 명품 커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메이카 동부의 블루 마운틴 지역은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로 그곳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서, 커피가 천천히 익고 깊은 풍미를 가집니다. 진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묵직한데도 깔끔한 맛. 그리고 쓴맛과 신맛은 절제되어 있고 밸런스는 완벽합니다.

그 커피를 다시 의도적으로 찾은 건, 자주 들르던 스페셜티 카페에서였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피곤했던 하루였고, 진한 라떼가 당겼지만 괜히 특별한 게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바리스타는 한정 수량이라는 블루 마운틴을 권했고, 저는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이건 누가 마셔도 편안하게 느낄 맛이야." 바리스타 친구의 그 말이 정확했습니다. 부드러운 바디감과 산미, 그 완벽한 밸런스, 그리고 커피의 긴 여운... 오래 전 집안 가득 퍼지던 아버지의 커피 향이 생각났고 문득 바라본 해 저문 창밖에 이제는 안계시는 아버지가 웃고 계셨습니다.

3. 하와이 코나와 제주 여행

하와이 코나 커피는 제주도 여행 중 들른 스페셜티 카페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작은 어촌 마을의 구석진 골목 안 조용한 카페에 들렀을 때, 메뉴판 한쪽에 작게 적힌 ‘코나 100%’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와이 코나는 대부분 블렌딩 되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서, 100% pure KONA는 보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그날따라 비가 내렸고, 창밖 풍경은 고즈넉했습니다. 고요하고 따뜻했던 맛...하와이 코나와의 만남은 그랬습니다. 맛에 강한 인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부드러움 속에 은은한 단맛과 캐러멜 같은 고소함, 부드러운 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졌습니다. 그리 강하지 않은 향과 입안에 오래도록 맴도는 감촉...이 커피는 그렇게 단정한 모습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 여운을 주었습니다. 휴양지에서의 하루와 딱 어울리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제주도라는 집을 떠나온 낯설은 공간, 창문을 적시는 비, 그리고 하와이 코나... 커피잔을 들고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니 그 커피는 제게 “내가 바로 휴식이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태평양 바람을 품은 커피’와 함께 그 날 여행은 참으로 편안했습니다.

 

마무리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세계의 명품 커피라 일컫는 세 가지커피를 모두 경험했는데, 이 세 커피는 단순히 맛있다라는 일차원적인 평가를 넘어 ‘기억되는 맛’이라는 입체적인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제가 커피를 마셨던 순간의 분위기와 제 기분 그리고 바리스타의 정성과 그 향과 맛이 하나로 어우러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물론 가격은 비쌉니다. 보통 일반 커피의 몇 배는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가끔은 호사스런 그런 커피 한 잔이 ‘나의 하루’를 바꾸기도 합니다. 저에게 여유를 주고, 영감을 주고, 커피가 왜 느낌이 되고 ‘나만의 문화’가 되는지 귀띔해 주기도 합니다. 명품 커피는 단지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라는 수치적, 평가적 의미를 넘어서, 커피가 가진 '스토리'와 '감성'을 가장 깊이 있게 전해주는 매개체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커피들을 단순한 음료로서 맛보는 것이 아닌, ‘경험’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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