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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사랑한 예술가와 작가들 및 커피의 의미

by essay7880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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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밤의 카페 테라스>.프랑스 아를의 포룸 광장에서 진하고 화려한 색감의 밤의 카페 풍경을 그렸습니다.
밤의 카페 테라스,1888년 빈센트 반 고흐

 

1. 커피를 사랑한 예술가와 작가들

커피는 예술가들에게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창작의 원동력과도 같았습니다. 카페는 사색과 영감과 사상 교류의 공간이었고, 커피 한 잔은  희망을  자극하는 친구처럼 , 때로는 쓰디 쓴 인생의 투영으로 혹은 따뜻한 위로의 모습으로 대가들의 깊은 철학적 사유와 걸작의 탄생을 도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난히 커피를 사랑했던 예술가들의 커피 사랑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1)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바흐와 커피는 아주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 "커피는 너무 달콤하고, 백 번의 입맞춤보다, 포도주보다 더 좋다!"
바흐는 커피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커피에 관한 음악을 직접 작곡하기까지 했습니다. 바로 그가 남긴 《커피 칸타타》(BWV 211)입니다. 18세기 독일은 커피가 새로운 유행이었고 이 작품은 당시 커피 중독(?)을 해학적으로 풍자하며 바흐의 커피에 대한 열정을 담은 유쾌한 작품입니다. 오래 전18세기에도 커피에 대한 탐닉이나 중독이 문제가 되었음을 알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커피 칸타타’의 내용을 간추리자면, 주인공 ‘리스헨’은 커피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여자입니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커피를 끊으라고 하지만, 그녀는 결혼을 포기하면서까지 커피를 지키겠다고 선언합니다.결국 아버지도 커피를 받아들이며 리스헨은 계속 커피를 마시기로 하며 행복해 합니다.
바흐의 시대에 유럽에서는 터키식 커피(그라인딩한 원두를 직접 물에 넣고 끓이는 방식)가 유행했으므로 커피에 관심이 지대했던 바흐는 그커피를 즐겼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습니다.

(2)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 “비엔나에서 커피 없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차르트는 18세기 오스트리아에서 커피가 유행하던 시절에 비엔나의 커피하우스를 사랑한 대표적인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만나 토론하고, 악보를 정리하며, 커피를 마시며 음악적 영감을 얻었습니다.그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작곡을 시작하는 커피 습관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에 유행하던 ‘비엔나 커피’(휘핑 크림을 올린 커피) 또는 아인슈페너를 즐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 《마술피리》에서 등장하는 일부 장면은 커피하우스에서 구상되었습니다. 비엔나는 지금도 커피 문화가 깊이 자리 잡은 도시이며, 모차르트가 즐기던 카페들은 여전히 많은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남아 있습니다. 비엔나 커피나 아인슈페너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유행했었습니다.

(3) 오노레 드 발자크 (Honoré de Balzac)

☕ “커피는 나를 흥분시키고, 내 재능을 더 크게 해준다.”
발자크는 엄청난 속도로 작품을 써 내려가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문호입니다. 그의 창작 습관은 새벽 1시에 일어나 밤을 새워 글을 쓰고, 낮까지 커피를 마시며 창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루에 50잔 이상의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지며, 이를 창작 활동의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는 특히 블랙 커피를 연속으로 즐겼고, 심지어 원두를 씹으며 글을 썼다고 하는데 커피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커피가 창작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커피에 대한 고찰(Traité des Excitants Modernes)》이라는 글에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무리한 커피 섭취는 건강을 헤치는 원인이 되어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커피와 함께 한 발자크의 엄청난 집중과 열정은 그가 남긴 방대한 작품들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고리오 영감>이나 <외제니 그랑데》는 모두 커피와 함께 쌓아올린 문학적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 “밤의 카페에서 영감을 얻다.”
흔히 예멘 모카 마타리 커피를 반 고흐가 사랑한 커피라고 표현하지만 반 고흐(Vincent van Gogh)와 커피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삶과 작품을 통해 당시 커피  문화와의 연관성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19세기 후반 프랑스는 예술가들에게 카페 문화가 필수적인 시대였던 만큼, 고흐 뿐만 아니라 에밀 졸라, 폴 고갱, 툴루즈 로트렉 등도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고흐는 밤늦게까지 커피를 마시며 그림에 집중했다고 하는데 그의 대표작 <밤의 카페 테라스>는 1888년 프랑스 아를(Arles) 포룸 광장의 커피하우스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입니다. 또한 그는 아를(Arles)의 ‘카페 드 라 가르’에서 밤늦게까지 작업하며 이를 배경으로 <밤의 카페(Night Café)>라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작품 설명에 그 커페를 "밤새도록 깨어 있을 수 있는 곳"이라거나 "사람이 스스로 미쳐버릴 수 있는 장소"라고 편지에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유럽 예술가들의 커피, 술, 담배 그리고 사색과 대화의 공간이었던 카페라는 문화와 그의 불안정한 상태나 밤에 작업하던 창작 습관과 카페 생활을 미루어 보면 반 고흐의 커피는 그림을 향해 그의 감정을 반영하는 통로였을지도 모릅니다. 반 고흐의 예술 세계에는 이렇듯 커피와 밤의 감성이 깊숙히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5)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 “커피와 함께라면 글을 쓸 준비가 된 것이다.”
헤밍웨이는 강렬한 삶을 살았고, 그의 문체처럼 커피도 진하고 강한 에스프레소와 블랙커피를 즐겼으며, 카페에서 많은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그는 주로 이른 새벽에 집필을 했는데 옆에는 늘 진한 커피가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그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창작과 열정의 원천이었던 셈입니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투우 경기를 보면서도 강한 에스프레소를 즐겼다고 합니다.  1939년 쿠바에 거주하면서는 아침마다 집필을 시작하며 스페인식 카페 콘 레체(진한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 커피)를 즐겼으며 카페 쿠바노(쿠바식 에스프레소)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바다에 나가기 전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데 그의 실제 습관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6)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 “카페는 나의 작업실이다.”
피카소의 작품에 커피 그 자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기록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피카소는 파리에서 활동하며 20세기 초반의 문화적 중심지인 몽마르트르와 몽파르나스 지구의 카페들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그는 파리 몽마르트르의 예술가 카페에서 활동하며, 이들의 카페 문화 속에서 커피를 마시며 예술을 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카페 드 라 로트르 (Café de la Rotonde)와 카페 르 두미르 (Café Le Dôme)와 같은 장소들이 그런 공간입니다. 피카소는 카페에서 스케치를 하고 영감을 떠올렸으며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와 토론을 하고, 창작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의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도 그런 분위기의 카페 문화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몽마르트르와 라탱 지구의 카페들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7) 장 폴 사르트르 & 시몬 드 보부아르

☕ “카페에서 사유하고, 카페에서 혁명을 논하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철학과 문학을 논하며 카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는 현대인의 고립감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은 사유에 잠기곤 했습니다. 이러한 일상적인 요소와 그의 철학적 주제가 서로 맞물려, 그가 "커피와 존재"라는 주제에 대해 쓴 글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와 ‘레 되 마고(Les Deux Magots)’에서 그는 실존주의 철학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썼으며 문학과 철학, 정치적 토론이 카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사르트르의 <구토>와 보부아르의 <제2의 성>과 같은 저서가 카페에서 집필되었습니다.
이들의 영향으로, 카페는 단순한 만남의 장소가 아니라 지성인들의 사색과 철학의 공간이 되었고, 그곳에서 커피와 함께하는 사유의 산물로서 여러 무학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2. 커피의 의미

커피와 예술은 오랫동안 서로의 영감을 자극하며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문화적 흐름에 비춰볼 때 커피와 예술은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습니다. 커피는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들의 교류와 문화를 형성하게 해주었습니다. 커피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즐기면서 혹은 사색하며, 개인은 자신의 예술과 창작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시대적 사유와 창작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몽마르트의 예술가들이 카페에 앉아 뜨거운 커피 한잔에 영감의 불꽃을 지폈던 장면을 떠올려 보면 정말 낭만적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부터 피카소까지, 많은 예술가들은 카페를 단순한 음료를 마시는 장소가 아닌, 예술적 아이디어와 삶에 대해 열띤 논쟁을 펼치던 무대이자 안식처로 여겼던 것입니다. 커피의 쓰고 깊은 맛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추위와 궁핍의 고된 작업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를 전했을지도 모릅니다. 카페의 잡음 속에서 떠오른 창작 아이디어와 시대적 사상 그리고 커피 잔에 남겨진 흔적을 바라보며 완성된 그림 혹은 주옥같은 글들은, 이 모든 것이 커피놔 함께 우리의 문화에 기여한 소중한 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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