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는 해발 5,895미터의 눈 덮인 산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산이라고 한다. 그 산의 서쪽 봉우리는 마사이(Masai)어로 ‘응가예 응가이’, 즉 ' 신의 집'이라 불린다. 서쪽 정상 부근에는 얼어서 말라붙은 표범 시체가 있다. 표범이 그 봉우리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지껏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 헤밍웨이의 대표 단편 <킬리만자로의 눈>의 한 구절입니다. 커피 이야기인데 왜 갑자기 헤밍웨이의 소설이 나올까요? 그것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가 그의 소설과 이를 당대 최고의 배우들(그레고리 펙,에바 가드너 등)을 내세워 영화화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헤밍웨이가 이 커피와 함께 하며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산을 소재로 명작을 탄생시켰기에 이 커피는 '헤밍웨이가 사랑한 커피"라 불리웁니다. 깊은 향과 진한 맛, 특히 뛰어난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는 당장에 유럽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커피의 신사" "영국 황실의 커피"라는 수식어들도 이 커피가 얼마나 대단한 커피인지를 말해줍니다.
이렇듯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이 커피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산 기슭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해발 1,400~2,000m의 고지대에서 자라면서, 화산 토양과 적절한 강우량 덕분에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닙니다. 이런 최적의 재배 조건 덕분에 킬리만자로 커피는 밝은 산미, 과일 같은 풍미를 특징적으로 가지며, 초콜릿, 카라멜, 꽃향이 잘 어우러지는 고급스러움을 풍깁니다. 바디감은 중간에서 약간 무거운 편이며, 깔끔한 후미가 남아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맛을 제공해 주는 아프리카의 명품으로 대접받는 커피입니다..
1.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의 탄생
(1) 킬리만자로 커피의 유래와 역사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중 하나인 킬리만자로 커피 재배의 역사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기원은 당시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카 커피가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자니아에서 본격적인 커피 농사는 19세기 독일 식민지 시대에 시작되었는데. 탄자니아의 기후와 토양이 커피 재배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독일인들은 본격적으로 커피 농장을 개발하게 되고, 그들은 현지의 Chagga족들에게 재배 기술을 전수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위임 통치 하에서 이 나라의 커피 산업은 더욱 발전하였고, 현재 커피 산업은 탄자니아국가 경제의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 재배 환경과 특징
킬리만자로 커피는 주로 탄자니아 북부의 킬리만자로 산과 그 인근 지역에서 재배됩니다. 해발 1,400~2,000m의 고지대에서 킬리만자로 산의 비옥한 화산 토양과 이상적인 강우량, 적절한 기온은 뛰어난 품질과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킬리만자로 커피가 생산되게 해줍니다. 이 지역의 비교적 온화한 15~24℃의 연평균 기온과 풍부한 강수량 덕분에 커피 나무는 천천히 자라면서 밀도 높은 원두가 만들어 집니다. 또한, 높은 고도 덕분에, 원두는 일반적으로 더 복합적인 향미를 지니게 되고, 이것은 킬리만자로 커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의 특징
(1) 맛과 향미 프로파일
킬리만자로 커피는 전반적으로 밝은 산미(acidity)와 과일 같은 풍미(fruity notes)가 특징적입니다. 특히 강한 과일향과 함께 초콜릿, 카라멜, 견과류 같은 고소한 뒷맛이 함께 어우러집니다. 맛의 특징적 프로파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산미(Acidity)는 밝고 생동감 있는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를 가지며
● 바디(Body)는 중간에서 약간 무거운 정도입니다.
● 향(Fragrance/Aroma)은 꽃 향, 과일 향(감귤류, 베리류, 사과 등)이 강하며, 초콜릿, 카라멜 등 복합적인 향미를 갖고 있습니다.
● 후미(Aftertaste)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끝맛을 제공해 줍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맛과 향 덕분에 킬리만자로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 등급 체계
탄자니아 커피는 크기와 품질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가장 대표적인 등급 체계는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AA: 크기가 가장 크고 품질이 우수한 원두
● AB: AA보다 크기는 작지만 여전히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원두.
● PB(Peaberry): 피베리 원두는 일반적인 커피 열매처럼 두 개의 씨앗을 포함하지 않고 하나의 둥근 원두로 형성되어 있으며 독특한 풍미를 지닙니다.
킬리만자로 커피는 주로 AA 등급과 PB 등급에서 뛰어난 품질을 보이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 가공 방식
킬리만자로 커피는 대부분 워시드(Washed, 습식 가공) 방식으로 가공되는데. 이 방식은 커피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한 후 물에 담가 발효시킨 다음 세척하여 건조하는 방식입니다.워시드 가공 방식은 커피 본래의 깨끗하고 섬세한 맛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어, 킬리만자로 커피의 산뜻한 산미와 과일 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4) 추출 방식
킬리만자로 커피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출할 수 있지만, 특히 핸드드립(Drip)과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 방식으로 추출할 때 풍부한 향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
● 핸드드립(V60, 칼리타 등) 중간 정도로 분해하며 깨끗한 맛과 균형 잡힌 산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
●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는 굵은분쇄를 하여 바디감과 깊은 풍미를 강조합니다.
● 에스프레소(Espresso)mss 매우 고운 분쇄를 이용하며 강한 바디감과 초콜릿 같은 진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5) 다른 아프리카 커피와의 비교
커피의 종류 | 생산 국가 | 주요 특징 | 대표적 향미 |
킬리만자로 | 탄자니아 | 밝은 산미 / 균형잡힌 맛 | 감귤류, 베리, 쵸콜릿 |
예가체프 | 에티오피나 | 화사한 꽃향 / 강한 산미 | 자스민, 레몬, 복숭아 |
케냐AA | 케냐 | 강한 산미 / 복합적인 맛 | 블랙 커런트, 시트러스 |
킬리만자로 커피는 예가체프보다는 화사함이 덜 하지만 균형 잡힌 맛을 가지며, 케냐 커피에 비해 부드러운 산미와 깔끔한 후미를갖는 것이 특징입니다.
3.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의 가치
제 개인적으로 킬리만자로 커피는 가장 좋아하는 아프리카 커피입니다. 중앙아메리카 커피로는 과테말라 안티구아가 가장 취향에 맞더군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킬리만자로의 묵직한 바디감과 풍부한 향은 저만의 셰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 커피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Ieoka의 "Simply falling"과 단짝처럼 잘 어울립니다. 킬리만자로 커피가 같은 아프리카의 피를 가진 Sade나 Ieoka의 노래와 함께 섞이면 그 짙은 커피 향은 마치 마법의 향처럼 온 방안에 휘돌며 가득찹니다. 헤밍웨이가 왜 몸은 케냐에 있으면서 마음은 탄자니아쪽의 눈덮인 킬리만자로산을 선망하며, 그 산정을 닮은 커피 향과 함께 삶과 죽음,허무에 관한 걸작을 쓰게 되었는지.... 마치 영화처럼 그 그 장면이 그려지며 그가 사랑했던 커피 향에 저도 문득 취하게 됩니다.
이 특별한 커피는 밝은 산미와 과일 향 그리고 쵸콜릿 같은 뒷맛과 조화되는 깔끔한 후미를 우리에게 선사해줍니다. 독특한 자연 환경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사람의 정성어린 손길이 어우러지며 탄생한 이 '커피의 신사'에 대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 커피는 또한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만족감을 줄 뿐만 아니라,넓게 산업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농업과 공정무역 운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탄자니아의 환경 보호와 농민들의 경제적 생활 수준 향상에도 기여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커피의 신사'....그의 품격을 느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